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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문서

사호(史號)

도필리 2008. 11. 18. 22:02
사호(史號)는 역사서를 쓰는 자, 즉 사가(史家)가 어떤 왕조의 마지막 왕(군주)를 부르는 호칭이다. 왕에게 묘호(廟號)나 시호(諡號)가 있다면 그것을 쓰겠지만, 나라가 망하면 그러한 명호가 없기 때문에, 혹은 있어도 정식으로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서 편찬자가 사호를 정하여 쓴다. 나라를 망하게 한 왕의 사호에는 의례 '애(哀)' 자를 사용하는데, 이는 공자(公子)가 그 자신의 저서 『춘추(春秋)』에서 노(魯)나라 마지막 왕을 애공(哀公)이라 한 데에서 시작되었다.

노석(老石) 여구연(呂九淵, 1865-1938)이라는 사람은 그 자신의 저서 『노석집(老石集)』에서 대한제국 고종(高宗)의 사호를 '비애왕(悲哀王)', 순종(純宗)의 사호를 '치루왕(恥淚王)'이라고 하였다. 나라 이름을 조선에서 대한으로 바꾼 것이 '비(悲)', 왕권을 일본에 넘긴 것이 '애(哀)', 이왕가(李王家)로 격하되고서도 분격하지 않은 것이 '치(恥)', 나라가 망한 것이 '루(淚)'라고 한 것이다.

이상은 짐계(斟溪) 려증동(呂增東, 1938-現) 경상대 명예교수의 글을 일부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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