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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계의 선현이신 공자(工子)[각주:1]께서 이르시기를, '삼 년을 접속하고도 점수(點數, point)에 뜻을 두지 않는 자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三年接 不至於點 不易得也)' 하시고, 또 가로되 '아침에 점수를 얻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朝得點 夕死可矣)'라고 하시어 사이토(思以土, site) 접속과 점수 획득 사이의 불가분 관계를 일찍이 논파하셨다. 특히 전뇌(電腦, PC) 분야의 중원(中原)이라 할 수 있는 파고주(波高州)[각주:2]에서는 점수와 활동력에 따라 등급을 나누고 명칭을 차등하니, 남달리 점수에 뜻을 둔 회원이라면 점수 획득에 홀로 만족하며 순위 상승을 스스로 영예롭게 여긴다.

임오년 4월 초9일에 처음 파고주에 발을 들여놓았으니, 이제 3년 4개월 남짓 흘렀다. 오늘에 이르러 이만점(二萬點, 2만 점)를 달성함에 이렇듯 자축의 글을 남기는 것은 그 감격이 실로 남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작성글 252건, 댓글 12,757건, 추천 2,357건으로 1일 평균 16점을 획득한 사실과 로그인(路求印, login) 횟수가 853회에 이른 것을 직접 셈한 후 기록으로 남겨 두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등급은 4급(LV 4)이니 운영진의 바로 아래이고, 칭호는 최상급(eXtremeBrother)이니 곧 선홍색이다. 시(詩)를 남기기를,

북쪽 나무 열여섯 그루[각주:3]를 베어 작은 집을 짓고, 남쪽으로 하나 길[각주:4]을 내었도다.
발길이 이어져 파고주로 통하는 길목이 되니, 천하 사람들이 즐겨 찾기[각주:5]를 피씨(皮氏)의 방[각주:6]처럼 하였다.
지나는 사람마다 붓을 들어 한 점, 두 점 찍기를 3년 4개월에 이르니 어느덧 그 수가 2만 점이라.
뒤를 돌아봄에 즐겁고 좋은 기억들이 적지 않았으니, 장차 10만 점을 기약한들 오히려 기쁠 일이다.

을유년 8월 초7일, 김하은(金河銀)


  1. 인터넷 선각자. 본명은 공대(工大)이며, 공자는 공대의 존칭이다. 공자가 이끈 학파를 이공계(理工界)라 하는데, 자못 추종자가 많고 그 혜택이 천하에 두루 미쳤으나, 사회적 지위와 대우가 인문계나 예능계에 비해 좋지 못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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