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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블로그에서 관아 건축에 관한 글을 많이 올리고 있는데, 기초적인 용어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서 이해 증진 차원에서 (저도 아는 것이 없어서 몇 가지만 간략하게) 그림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한옥 1칸 개념 설명 그림
1번 그림 - 전통 건축 용어, 한옥 한 칸


1번 그림은 건물 칸(間)에 대한 내용입니다. 건물 1칸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집니다.

1) 건물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 (기둥 2개 사이의 거리)
2) 건물 면적을 나타내는 단위 (기둥 4개로 이루어진 면적)

어떤 건물이 '4칸'이라고 하면, 정면 4칸으로 이루어진 건물임을 의미할 수도 있고 정면 2칸, 측면 2칸의 전체 면적이 4칸인 건물을 뜻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전자의 경우라면 측면이 몇 칸인지에 따라 전체 면적이 정해집니다(전체=정면x측면).

보통은 면적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지만, 건물 칸수를 기록한 문헌에 따라 어떤 때에는 길이, 어떤 때에는 면적으로 기술하고 있기 때문에 문맥을 통해 파악하거나 다른 기록, 건물 실물과 비교하면서 어떤 의미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기둥 사이의 간격은 기둥 위에 얹게 되는 들보(보, 대들보)의 규모(목재 크기, 재질)에 따라 정해지지만, 일반적인 가옥의 경우에는 대개 2미터에서 3미터 사이였습니다(평균 2.4미터). 대형 건물인 경우에는 4미터, 5미터에 달하기도 합니다. 즉, 동일한 칸 수(數)라고 하더라도 각 건물마다 기둥 간격이 다르기 때문에 전체 면적은 모두 달랐습니다(한 칸 간격이 2.4미터인 건물의 사방 한 칸 면적은 5.76제곱미터=약 1.74평).


위 그림1에서 아래쪽 '3칸 건물'은 반(半) 칸의 사례를 보여줍니다. 기둥 사이 간격이 다른 칸의 절반인 반 칸으로 건물 일부를 구성할 수 있고, 이 경우에는 건물 칸수를 계산할 때 0.5칸으로 합니다. 정면 3칸 건물이 이러한 반 칸을 가지고 있다면 4칸 반(3칸+0.5+0.5+0.5)이 됩니다.

반 칸 구역은 툇칸(退間, 퇴칸)이라고 하며, 벽장이나 마루(툇마루), 고방(庫房, 광) 용도로 사용하였습니다. 건물 전면에 있으면 전퇴(前退), 뒤에 있으면 후퇴(後退), 양쪽에 있으면 좌우퇴(左右退) 또는 동서퇴(東西退)라고 합니다.


전통 건물 지붕 종류
2번 그림 - 한옥 지붕 종류


2번 그림은 한옥의 지붕 종류를 (일부만) 나타낸 것입니다.

1) 팔작지붕(八作지붕) : 기와집 한옥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건물의 지붕
2) 우진각지붕(隅진閣지붕) : 사방(四方) 네 개의 추녀마루가 동마루에 물린 지붕
3) 맞배지붕 : 측면 모습이 삼각형으로 된 지붕
4) 양성바름(兩城바름) 지붕 : 석회반죽, 회반죽, 회사반죽으로 지붕마루(용마루)를 마감 처리한 지붕
5) n모지붕 : 위에서 볼 때 사각형, 육각형, 팔각형으로 된 지붕 (사모지붕, 육모지붕, 팔모지붕 등)
6) 솟을삼문(솟을三門) : 3개 문에서 가운데 문을 약간 높게 건축한 맞배지붕 형태의 문

위 설명 이외에 특별히 추가할 내용은 없을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몇 자 적어보면) '양성바름 지붕'은 관청, 궁궐, 성문 등의 지체 높은 건물에 주로 적용되며, 'n모지붕은'은 주로 정자(亭子) 건축에 적용됩니다. 숫을삼문은 일부 양반가에 건축되기도 하나 대부분은 궁궐, 관아, 향교 등에 만들어집니다. 성리학 기반 유교 사회에서는 신분에 따라 문(門) 이용에 차별을 두었기 때문에 문을 여러 개 세웠으며, 가운데 문은 높은 신분의 사람이 이용해야 했기 때문에 (권위를 세우기 위해, 또는 가마나 수레 이용을 위해) 조금 높거나 넓게 만들었습니다.


조선시대 관아(관청) 동헌 건물 배치
3번 그림 - 조선시대 동헌 진입로 건물 배치 (영천 관아)


3번 그림은 전형적인 조선시대 지방 관아 건축의 건물 배치 사례입니다. 경상도 영천군(永川郡) 동헌(東軒)의 진입로 건물을 나타낸 것으로, 영천 관아는 외문루-외삼문-내삼문 체제로 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 폐문루(閉門樓) : 2층 형태의 문루(門樓, 다락집)
2) 외삼문(外三門) : 바깥 솟을삼문
3) 내삼문(內三門) : 안쪽 솟을삼문
4) 동헌(東軒) : 수령(守令, 사또)이 공무를 보던 건물

바깥에 있던 문루라는 뜻의 '외문루(外門樓)'를 폐문루라고도 하는데, 이는 성문(城門)을 여닫는 것을 알리는 북을 2층에 설치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모든 동헌이 이처럼 중층(重層) 문루를 갖추고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역에 따라 혹은 시기에 따라서 위 그림에서 외삼문, 내삼문만 있는 중문(重門) 체제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만일 외문루 좌우에 담장이나 행랑이 이어져 하나의 문으로서 독립된 외삼문 역할을 하면, 외삼문로 표기된 삼문(三門)은 보통 중삼문(中三門)으로 명명됩니다. 또는 외문루-내삼문의 2중 체제로 된 경우도 많았고(오른쪽 아랫부분 그림), 각 문이 솟을삼문이 아닌 좌우 담장이나 행랑채와 높이가 같은 평대문(平大門)으로 건축된 사례도 있었으며, 삼문이 아닌 단칸(單칸, 1칸)으로 되어 있기도 했습니다.


영천군 동헌의 문루-외삼문-내삼문-동헌 배치의 특이점은 외삼문과 내삼문이 완전한 일직선상에 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폐문루 중앙을 통해 들어가면 정면에 외삼문이 있고, 외삼문으로 들어가면 약간(한 칸 반 정도?) 왼쪽 위치에 내삼문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직진하면 동헌 건물이 나오죠. 아마 폐문루와 동헌이 중심 축선에 있지 않았던 지형적 문제 또는 풍수지리적 이유에 의한 건물 배치가 아닐까 합니다. (영천군 관아 건축에 대해서는 추후 기회가 되면 고찰하는 글을 올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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