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25년 첫 본문을 5월 중순이 되어서야 올립니다. 본래 올리던 관아건축, 군사 관련 글이 아니네요. 혹시 그런 내용의 글을 기다리신 분들이 계신다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작년 연말쯤에 나주목(羅州牧) 관아에 관한 글을 준비했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써야겠다는 대략적인 계획조차 기억이 희미해진 상황입니다. 아마 일러도 7월 즈음까지는 예전처럼 글을 쓰기가 쉽지 않을 것 같네요. 블로그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릴 겸 잠시 쉬어가는 글을 올려봅니다.

처음 사용했던 아이폰 모델이 아이폰5였습니다. 2012년 12월이었죠. 전면 디스플레이가 파손되기까지 약 2년 정도 썼습니다. 아이폰5 특유의 디자인과 사이즈가 참 마음에 들었었는데, 사실 개인적으로 아이폰 중에 가장 좋아했던 디자인은 속칭 '깻잎 통조림'으로 회자되던 2010년 출시 아이폰4와 2011년 출시 아이폰4S였습니다. 후면까지 강화유리로 처리되었고 테두리 형태도 매력적이었죠. 아이폰5 이후 6으로 넘어가는 바람에 실제 4 또는 4S를 사용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런데 몇 달 전에 우연찮게 아이폰4 모델을 입수했습니다. 뭐, 그동안 중고 제품을 구하려고 마음먹었다면 얼마든지 방법이 있었겠지만, 한동안 잊고 있었던 때문인지 이런저런 이유로 기회가 닿지 못하다 지금에서야 손에 쥘 수 있었던 것이죠. 가끔 꺼내서 가지고 다니며 옛날 감성으로 사진을 찍는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개통해서 실사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요즘 초저가 알뜰폰 요금제가 적잖게 나와 있어서 그 가운데 하나를 골라 개통했는데, 2천 원 미만이라는 가격만 보고 선택한 통신사가 하필 LG U+ 회선이라서 유심(USIM)이 정상 동작하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유플러스는 아이폰의 경우 VoLTE가 내장 6 모델 이후부터 사용 가능했습니다. LG 통신은 2G에서 바로 4G로 건너뛰었고 아이폰5부터 하드웨어적으로 4G 네트워크 통신이 가능하긴 했지만, 음성통화 방식이 LG U+의 CDMA 주파수를 온전히 지원하지 않았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하여간 이렇게 첫 개통에 실패하고 다시 KT 기반 알뜰폰으로 전환했습니다. 마침, 비슷한 금액의 요금제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정상적으로 휴대전화 통신이 되었으나... 실제로 할 수 있는 것은 전화, 문자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애초에 앱스토어 접속이 되지 않고, 설정 메뉴에서 애플 아이디로 로그인하거나 애플 계정을 새로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아이폰4를 오래 전부터 계속 사용하던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신규 세팅은 차단된 것으로 보이네요.). 만일 앱스토어가 열려 있다고 해도 카톡 같은 기본적인 앱을 설치할 수 있을지 만무하죠. 아이폰4의 운영체제인 iOS 버전이 7.12에 머물러 있으므로 거의 모든 앱이 설치 및 실행 불가능이었을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결정적으로 KT의 3G망은 '처참' 그 자체입니다. 꽤 오래전에, 그러니까 2020년경에도 KT 3G는 통신이 잡히지 않는 음영 지역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에 비하면 그때가 양반이었다고 할까요. 시간이 지났으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지하철역처럼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들도 어떤 것은 아예 신호가 잡히지 않습니다. 잡혀도 상당수는 안테나 신호가 1개 또는 2개로 미약하기 때문에 베터리 소모가 큰 것은 덤으로 따라오는 문제점입니다. 가뜩이나 베터리도 부실한데 말이죠.
웹서핑 같은 것 역시 와이파이(Wi-Fi) 환경이라고 해도 워낙 느린 하드웨어 및 웹브라우저(사파리)의 한계로 거의 불가능한 지경입니다. 다른 앱들도 달력, 시계, 메모, 계산기, 나침반 정도가 겨우 돌아갑니다. 오로지 전화와 문자만 제대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휴대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겉은 스마트폰(Smartphone)이지만 속은 그냥 피처폰(Feature phone)이 된 것이죠. 천하의 아이폰이라도 기술 발전을 앞세운 '세월의 무게'를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아이폰4S도 아마 비슷한 운명이지 않을까 싶네요.
아이폰4 디자인으로 괜찮은 폰이 하나 나오면 좋으련만, 미니 시리즈도 단종되는 것이 현실이죠. 작은 크기의 폰을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여러 모로 아쉬운 일입니다.

- [안내] 본 블로그 글(저작물)은 저작자의 명시적 허락 없이는 복제·복사·게시·배포·전시·공연·전송 및 매체 전환, 포맷 변경 등을 할 수 없습니다. (저작권법에서 보호하는 범위의 인용 또는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한 정당한 범위 내에서의 공정한 관행에 따른 '인용'은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 #이 글의 주소 : lembas.tistory.com/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