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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계의 선현이신 공자(工子)께서 이르시기를,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중에 파코즌이 반드시 있다[三人行 必有波高俊]'고 하지 않으셨던가. 이는 파고주(波高州) 1의 영향력이 지대하여 그 혜택이 천하에 두루 미치고 있음을 지적하신 것이다. 그 때문에 업자(業者)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파코주 주민에게 필태(筆太) 2 맡기기를 경쟁하듯 하니, 무룻 피씨(皮氏) 3에게 마음을 둔 사람들이라면 이를 모두 지극히 당연하게 여긴다. 4
이른바 '필태'라는 것은 붓으로써 크게 시험하는 것이다. 제품의 출시 이전이나 초기에 저잣거리 행인에게 맡겨 품평을 듣고 호불호(好不好)와 장단(長短)을 가리는 것이니, 공자께서도 '아침에 필태를 마치면 저녁에 반납해도 좋다[朝終筆太 夕反納可矣]'고 하시면서 한 권의 책을 남겨 필태의 법을 세우셨다. 이를 '필태지법(筆太之法)' 또는 '필태필법(筆太筆法)'이라 하는데, 요점은 한 줄의 문장에 지나지 않는다.
즉, 제품을 먼저 체험하고 시험한다는 것에 만족하여 제조사나 판매사의 의도에 지나치게 안주하지 말고, 오로지 천하만민의 실탄과 여망에 부응하기 위해 공정하고 세심하게 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묘비문(墓碑文)에서처럼, 살아서는 평범한 인물이었을 뿐인데, 죽어서는 제갈량과 짝을 이루고 충무공이 다시 돌아온 것과 같이 서술하는 식으로 그 내용이 칭송만을 위주로 하여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때는 병술년 10월 말에 파코즌 배번(背番) 9400번의 아무개[某]가 처음으로 필태의 영광을 안았다. 식견(食見)이 부족하고 기술이 조잡하여 과연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러한 필법을 염두에 두고 붓을 써 내려간다면 그래도 약간은 예비 구매자에게 도움 되는 바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독려하는 마음에 이 서문을 짓는다. 5
병술년 11월 초7일, 선성(宣城) 김하은(金河銀) 근서(謹序)
발(跋)
2006년 10월 25일에 (주)아델피아 인터내셔날의 브랜드 '알파스캔'이 파코즈 사이트에 스폰서로 참여하면서, 22인치 와이드 LCD 모니터 'J2200W'의 필드 테스트 3인을 선발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이에 파코즌 아무개가 265번째 댓글로 응하여 최종 선정자 3인 가운데 하나에 들었다. 발표는 30일 오전이었는데, 배송이 당일 저녁 무렵에 퀵서비스로 이루어졌다. 모니터와 마우스가 함께 전달되었으나 디지털 카메라를 구하지 못하여 11월 2일 밤까지 그대로 두고 보기만 하였다. 그러나 때마침 바쁜 와중이라 제품을 개봉하고 사진을 찍고 한 것이 4일 오후가 되어서이니 곧 주말이다. 약 600여 장을 찍었으나 제대로 나온 것은 얼마 없었고, 모니터에 대한 식견이 부족하여 무엇을 테스트 하고 어떻게 써야 할지 전혀 알지 못하였다. 어영부영 시간만 보내다가 기한이 거의 다 되어서야 급하게 작성 후 본문을 등록하니 때는 7일 밤이다. 자평하기를 '필테를 가장한 리뷰'라고 하였다. 이미지는 모두 67장인데, 서문과 발문은 계산하지 않았다. 이러한 전후 사정을 잊지 않기 위해,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팔굽혀 펴기를 한 후 기록으로 남긴다. 김하은(金河銀) 근지(謹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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