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방문자 10만 명을 기념하는 글[十萬紀念序] 아정(雅亭)이 이곳 면남방담(綿南方談, tistory)에 터를 잡고 단장하여 천하 사람들에게 문을 연 지 어느덧 1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개설 3년만에 폐(閉)하였다가 8년을 기다린 후에 다시 빗장을 열었으니, 실제로 사람들이 드나든 기간은 5년 남짓이다. 지난 6월 초10일에 그 방문자 수가 10만을 헤아리게 되었으므로 대략 연간 2만가량이 찾은 것인데, 무술년(戊戌年, 2018) 이후가 월 1천 내외이니 상당수 적산(積算)이 개설 초기 3년 동안에 이룩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지금 이곳을 찾는 손님의 수가 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대략 게시하는 글의 주제가 '관아(官衙)'에 크게 치우치고 그동안 올렸던 여러 글을 비공개로 전환해..
발(跋) 무릇 '발(跋)'이라는 것은 서책(書冊)의 뒤에 부기(附記)하는 글이다. 수필전산기(手筆電算機, Notebook)도 엄연히 책(冊, Book)이라 별칭하므로, 발문이 있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내가 무자년 10월 22일에 서부(西部) 반송방외(盤松坊外) 목동역(木洞驛)에서 세 번째 수필전산기를 직거래로 취하였는데, 국제상업기계회사(IBM)의 악수이십유일(岳水二十有一, X21)이라는 중고 제품이다. 일명 악수입일(岳水卄一)이라고도 하며, 형번(形番)이 '2662-SBK'인 것을 보건대 흔히 말하는 서울은행판으로 추정된다. 사양은 오형육백(五形六百, Pentium 600) 중앙처리장치(CPU)에, 주기억장치(主記憶裝置) 용량은 256조(兆, 256M), 보조기억장치(HDD) 용량은 2만조(萬兆,..
조정(朝廷)이 세워져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갖추어야 할 것이 있다. 특히 유학(儒學)을 근본으로 하는 동양(東洋) 국가의 경우가 그러한데, 궁궐(宮闕)을 중심으로 좌묘우사(左廟右社) 체제를 취하고 관제(官制)와 법령(法令)을 세워 나라의 기틀을 안팎으로 확고히 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이에 더하여 중시되는 것이 '역사(歷史)'이니, '천명(天命)을 받아 백성을 다스린다'고 하는 유교적 치도(治道) 개념에 가장 잘 부합되고 국초의 건국(建國) 이념이 오래 전승될 수 있도록 독려하고 견제하는 것이 바로 역사 기록이기 때문이다. 성곽(城郭), 법전(法典), 군신(君臣), 삼군(三軍) 등을 창업(創業)의 필수 요건이라 한다면, 역사는 선례(先例)와 포폄(褒貶)을 분명하게 새겨 후세(後世) ..
한 왕조(王朝)가 세워져 그 기틀이 반석(盤石) 위에 오르기까지는 국좌지재(國佐之材)의 재능을 가진 많은 인물이 국궁진력(鞠躬盡力)으로 힘써야 한다. 창업(創業)의 시기를 지나 종사(宗社)를 만세(萬世)에 전(傳)하는 수성(守成)의 시기에 이르러서도 역시 진충결사(盡忠決死)의 뜻으로 결심하고 호학애민(好學愛民)의 자세로 노력하는 인재들이 많이 요구되는데, 이러한 창업과 수성 사이에 필요한 인재들은 다른 시대에서 빌려올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반드시 당대(當代)에서 구(求)할 수밖에 없다. 한낱 초야(草野)에 묻혀 사는 선비의 말일지라도 사직(社稷)에 약간이나마 도움 되는 바가 있다면 조정(朝庭)에서 일체 듣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사서(史書)에 이르기를, '대개 나라가 망하는 것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