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년 3월 23일에 새 정자[亭]를 낙성하였으니, 이름하여 '아정(雅亭)'이다. 본래 암파소(岩破所, empas)에 운암(李雲) 이공[李公德武]의 생전 거처가 있었는데, 이 역시 '아정'이라 불렀다. 그러나 세 칸[三間] 초가(草家)의 모습을 띄고 있었으므로, 오늘날 정자를 지어 낙성한 것을 두고 '이건(移建)'이라 하지 않는다. 갑신년 9월 초6일에 운암 이공이 졸(卒)하자 공의 백씨(伯氏)인 경재(景齋) 이공[李公德文]이 초가를 맡아 머물렀고, 을유년 7월 28일에 나 하은(河銀)에게 물려주었다. 그러나 초가 주위가 암석으로 둘러싸여 있어 지세가 험하고 터가 협소하기 때문에 장구한 계책을 펼 곳이 되지 못하기에 새로운 곳에 터를 잡아 정자를 짓게 되었다. 그리하여 길지(吉地)를 구한 끝에 면남방담(..
도필리(刀筆吏)는 이 블로그의 필명(筆名)이다. 도필리는 칼 도(刀), 붓 필(筆), 아전 리(吏)의 조합이다. 종이가 발명되고 널리 보급되기 이전에 동양에서는 흔히 죽간(竹簡)에 붓으로 글을 썼다. 죽간은 대나무 조각을 말하는 것으로, 형태와 재질에 따라 죽책(竹冊) 또는 목간(木簡)이라고도 한다. 죽간은 대략 아래와 같은 모습이다. 멀고 먼 옛날 시대를 그린 영화나 사극을 본 사람이라면, 혹은 삼국지(三國志) 게임을 해 본 사람이라면 위 이미지와 비슷한 소품이나 아이템을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죽간에 글을 쓰다가 오탈자가 났을 경우에, 그 글자 부분을 칼로 긁어내 삭제하는 일을 맡은 아전(衙前, 하급 관리)을 도필리라고 하였다. 도필리의 첫 글자 도(刀)가 바로 대나무 조각에 쓴 글자 부분을..
2018년 10월 9일, 572돌 한글날을 맞이하여 메뉴가 표시되는 타이틀(상단 배경) 이미지를 교체하였습니다. 한자만 있었던 것에 한글 '아정'과 '도필리의 블로그'를 추가한 것. 올리는 글에서 한자를 많이 썼는데, 이는 글의 내용이 대부분 조선시대에 관한 역사적인 추적, 추정, 고증에 관한 것이기에 아무래도 관련 전공자나 관심자들이 포탈에서 검색할 때 본 블로그 글의 본문 내용이 많이 얻어걸리도록 하고 추가적인 자료 또는 용어 찾기에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일 뿐, 한자나 한문을 개인적으로 특별히 좋아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이상으로 피고인의 변론을 마칩니다.
도필리(刀筆吏)의 새로운 거처 [아정(雅亭)]이 드디어 문을 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