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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veling with a nine-man shovel in Korea
경기감영 영리청(營吏廳)을 배경으로 한국 일꾼의 공사 사진


위 사진은 UMC Digital Galleries, 즉 미국 연합감리교회(United Methodist Church) 디지털 사진 갤러리 사이트에서 공개하고 있는 사진 가운데 하나입니다. 사진 제목은 'Shoveling with a nine-man shovel(9인용 삽으로 삽질하기)' 및 'Shoveling in Korea(한국에서 삽질하는 모습)'이며, 사진 설명처럼 좌우 4명씩의 인부가 삽에 연결된 줄을 양쪽에서 당기는 형태로 삽질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진 뒤로 보이는 건물들이 궁금했는데, 여러 자료를 검토한 결과 (99.98% 확률로) 사진 촬영 장소를 한양도성(漢陽都城) 서대문(西大門)인 돈의문(敦義門, 새문) 밖 경기감영(京畿監營) 인근으로 추정합니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지붕 용마루에 백색 회칠이 된 양성바름 건물이 경기감영 대청(大聽, 본청)인 선화당(宣化堂)이며, 중앙에 역시 지붕만 보이는 건물이 경기감영 부속 건물 가운데 하나인 영리청(營吏廳)입니다. 경기감영에 소속된 아전(衙前)들이 근무하던 곳이죠. 사진 오른쪽은 각도 감영의 객사(客舍)에 해당하는 경기감영 빈관(賓館) 건물 공간입니다. 영리청 앞 건물에 표시한 각 화살표는 아래와 같습니다.

1) 노란색 화살표 : 경기감영을 군영(軍營, 부대 주둔지)으로 사용한 시기에 2층 병영(兵營)으로 개조된 건물
2) 파란색 화살표 : 영리청 앞 행랑채 (창고)
3) 빨간색 화살표 : 영리청 부속 4칸 행각 (창고)


1896년(고종33) 8월에 13도제(道制)가 시행되면서 경기관찰도(京畿觀察道, 경기관찰부)가 수원으로 이전하였으며, 빈 곳이 된 경기감영 건물에는 1900년대 초에 징상평양대(徵上平壤隊, 평양에서 올라온 진위대대)에 입주하였습니다. 이후 한성부(漢城府)가 자리하기도 했으며, 영리청 공간에는 관립 경교보통학교(京橋普通學校)가 들어섭니다. 이 학교는 1906년(광무10) 9월 19일 설립된 공립 한성보통학교(漢城普通學校)가 1907년 1월에 개편된 것으로, 1908년(융희2) 3월에는 관립 미동보통학교(美洞普通學校)로 다시 교명이 개칭됩니다. 오늘날 서울 미동초등학교의 전신입니다. 1908년 10월에 신축 부지로 학교가 이전하면서 영리청 자리에는 양규의숙(養閨義塾)이 들어섭니다. 교육기관 건물로 활용된 영리청 건물의 활용 역사를 여러 사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돈의문 밖 경기감영 영리청(營吏廳)
경기감영도 영리청 부분


위 그림은 〈경기감영도(京畿監營圖)〉 일부입니다. 선화당, 내삼문(內三門), 관풍각(觀風閣), 영리청, 빈관 등의 건물 배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앞 사진에 표기했던 화살표도 그대로 표시하였습니다.

경기감영 일대 지적원도 (경기감영 평면도)
경기감영 지역 지적원도 일부 (1912년)


위 그림은 1912년에 제작된 경기감영 일대 지적원도입니다. 경기감영 및 빈관 건물 평면을 표시하고, 시기별 각 건물(공간)의 주요 용도를 기재하였습니다.

진하게 채색된 건물이 영리청이며, 빨간색 화살표 아래 다리가 바로 경교(京橋, 경굣다리)입니다. 백범 김구(金九, 1876-1949) 선생이 유명을 달리하신 경교장(京橋莊)이라는 건물 명칭이 이 다리 이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미동초등학교의 전신인 경교보통학교의 이름이 붙은 이유이기도 하죠. '경교' 자체는 경기감영 창고를 뜻하는 경영고(京營庫)의 근처에 있던 다리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즉, 경고교(京庫橋)를 줄여서 경고라고 부르게 된 것인데, 기록에 따르면 경기감영 앞(입구)에 있던 다리라서 경구교(京口橋) 또는 경영고(京營橋)라고 했다고도 합니다.

사진 촬영 위치를 초록색 마름모로 표시한 부분으로 추정합니다. 1901년(광무5) 4월에 당시 서대문역 근처에 건립된 스테이션(Station Hotel) 호텔 바로 앞 공간입니다. 호텔 남동쪽에는 경기감영 관할 기관인 고마청(雇馬廳)이 있었는데, 이곳에는 1903년(광무7)에 한성우체지사(漢城郵遞支司)가 들어섭니다. 이 우체국 청사 공사 사진에도 삽을 이용하는 일꾼들 모습이 등장합니다.


아래에 링크하는 연합감리교회 사진 갤러리에는 대한제국 시기 및 일제강점기, 해방 직후에 우리나라를 촬영한 수많은 사진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서울, 평양(平壤), 해주(海州), 원주(原州), 공주(公州) 등 주요 도시의 옛 전경과 거리, 건물이 특히 눈에 띕니다.

※ UMC Digital Galleries 사진 링크 : Mission Photograph Album - Korea #2 p0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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