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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군사

육군 계급 체계 이야기

도필리 2023. 8. 19. 23:20


그간 몇 편 올린 '군사' 카테고리 글을 통해 보병, 기갑(전차), 포병 등의 각급 부대 편성에 관해 간단히 알아봤습니다. 이번 글은 그러한 군부대를 지휘하고 운영하는 주요 구성원의 계급 체계에 관한 내용입니다.

Korean Army Military Rank System
대한민국 국군 육군(陸軍) 계급 체계


위 이미지는 대한민국 육군 기준 계급 명칭과 계급장, 그리고 각 계급별 군대 주요 직책을 정리 및 기재한 것입니다.


전체 20단계로 구성된 군대 계급은 크게 장성급(將星級), 영관급(領官級), 위관급(尉官級), 준사관(準士官), 부사관(副士官), 병(兵) 등으로 구분됩니다. 장성급은 2017년 3월 21일 〈군인사법〉 개정 이전에는 장관(將官)으로 되어 있었으나 한글로 표기할 때 국무위원인 장관(長官)과 혼동될 수 있기 때문에 장성(將星)으로 수정되었습니다. 병급의 상병(上兵)은 상등병(上等兵, Corporal), 일병(一兵)은 일등병(一等兵, Private 1st Class), 이병(二兵)은 이등병(二等兵, Private 2nd Class)의 약칭입니다.

세계 대부분 국가 군대의 계급 체계도 위 표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군대 규모가 작으면 최고 계급이 중장, 소장 등에서 그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체계는 비슷하더라도 영관급, 위관급이 4단계로 되어 있기도 하고 장관급이 준장 없이 바로 대령에서 소장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준사관이 2개 혹은 3개로 나뉘어 있기도 하고 준위 계급이 아예 없기도 합니다. 각국 군대의 역사, 연혁에 따라 조금씩 다른 것이죠.


대한민국 육군 장관급은 원수(元帥, General of the Army), 대장(大將, General), 중장(中將, Lieutenant General), 소장(少將, Major General), 준장(準將, Brigadier General)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가운데 원수는 〈군인사법〉 제17조에 의해 '국가에 뚜렷한 공적이 있는 대장 중에서 임명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2011년 5월 24일 이전에는 같은 법 제27조에 '국가에 대한 공적이 현저한 대장중에서 임명한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이제까지 관례를 볼 때 원수 계급은 전시(戰時)가 되어야 진급자가 나올 것 같습니다. 소장 계급 한자가 '작을 소(小)'의 소장(小將)이 아닌 '적을 소(少)'의 소장인 것에 유의합니다.

영관급은 대령(大領, Colonel), 중령(中領, Lieutenant Colonel), 소령(少領, Major)의 3계급 체계입니다. 지휘관으로 대대장 보직을 수행하거나 사단급 부대에서 참모(參謀, Staff)로 활동하는 중령 이상 계급을 고급장교로 분류합니다. 소령 계급이 되려면 소위 임관 이후 최저 11년, 보통 12~1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물론, 모든 대위가 다 소령으로 진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매년 소령 진급심사 대상자의 약 20% 남짓한 인원만 실제 진급한다고 합니다. 출신마다 실질 경쟁률이 다르고 2차, 3차 진급 기회가 있기는 하지만요.

위관급 역시 영관급처럼 대(大)-중(中)-소(少) 체제인 대위(大尉, Captain), 중위(中尉, 1st Lieutenant), 소위(少尉, 2nd Lieutenant)로 되어 있었습니다. 육군사관학교, 제3사관학교를 졸업하거나 육군학생군사학교(=2012년 이전 학생중앙군사학교)에서 통제하는 학군단(ROTC, 학생군사교육단) 과정을 거치면 소위로 임관하며, 소위로 1년, 중위로 2년 복무하면 5년 이상 장기복무자의 경우 통상 4년 차에 대위 계급으로 진급합니다. ROTC는 'Reserve Officers Training Corps'의 약자입니다.

준사관은 준위(準尉, Warrant Officer) 단일 계급입니다. 기갑, 통신, 탄약, 정비, 수송 등의 각종 기술 특기를 담당하는 보직을 맡고 있으며, 이를 위해 상사 또는 원사 가운데 적임자를 선발하여 임관시킵니다. 헬리콥터를 조종하는 항공운항준사관도 준위 계급의 대표 보직 가운데 하나입니다. 준사관의 '사관(士官, Officer)'은 장교를 의미하는데, 말 그대로 장교에 준하는 계급이라는 뜻입니다. 육군에서는 사관학교, 당직사관, 준사관, 부사관 등의 단어를 제외하면 '사관'이라는 단어를 그리 널리 쓰지 않습니다. 그냥 장교라고 하죠. 제목 번역의 적절성에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해군 항공사관학교 생도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1982년 개봉 영화 '사관과 신사(An Officer and a Gentleman)'가 유명합니다.

부사관은 원사(元士, Command Sergeant Major), 상사(上士, Master Sergeant), 중사(中士, Sergeant 1st Class), 하사(下士, Staff Sergeant)의 4단계로 되어 있습니다. 원사 계급의 영어 명칭은 예전 합동참모본부 사이트에 기재된 것인데, 이보다는 미국 육군 E-9 계급 중 하나인 'Sergeant Major'가 더 적합합니다. 부사관을 2001년 3월 27일 이전에는 하사관(下士官)이라고 했습니다. 하사관이라는 단어가 사관, 즉 장교 아래에 있는 계층이라는 것을 내포하는 경향이 강했기에 하사관 사기 진작과 처우 개선 차원에서 부사관으로 개칭하였습니다. 계급장도 1996년 9월까지 병장 계급장을 포함하는 형태였다가 10월 1일부터 무궁화잎으로 대체되었으며, 처음 개정시 무궁화 4잎이었던 것이 2016년 2월 29일부터 장교와 동일한 6잎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병 계급은 병장(兵長, Sergeant), 상등병, 일등병, 이등병의 4종입니다. 창군 당시 병급 계급은 하사, 일등병, 이등병의 3계급 체계였는데, 1957년 법령 개정을 통해 하사 계급이 기존 일등중사와 이등중사를 통합하여 하사관급으로 옮겨지고 일등병 위에 상등병, 병장 계급이 신설되었습니다. 상등병, 일등병, 이등병 계급은 멀리 대한제국 시절, 이르면 1894년, 늦어도 1897년부터 있었던 것이고 병장 계급은 구(舊) 일본군에서 그 명칭을 가져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구 일본 육군은 본래 상등병, 일등졸(一等卒), 이등졸(二等卒) 체제였다가 1931년 11월에 상등병, 일등병, 이등병으로 개편되고, 1940년 9월에 병장 계급을 신설했었습니다.


계급 체계 설명에 이어 각급 부대별 보직 이야기입니다. 위 표에서 지휘관 또는 지휘자는 밝은 녹색 사각형으로 처리하였습니다.

대대급 이하 부대에서는 기본적으로 중령이 대대장(大隊長), 대위가 중대장(中隊長)입니다. 소령은 대대본부 참모를 구성하는 여러 장교 가운데 최선임 장교인 작전과장(S3)을 맡습니다. 그리고 대위, 중위들이 인사과(S1), 정보과(S2), 군수과(S4) 등의 여타 참모 직책(과장, 장교)을 감당하며, 예하 중대의 소대장(小隊長)에는 중위, 소위, 필요에 따라서는 부사관 중에서 상사, 중사 등이 선별 보직됩니다. 부사관은 대개 부소대장, 통신반장, OO담당관, 행정보급관 등의 보직을 수행하며, 대대 부사관 가운데 최선임 원사가 대대 전체 부사관을 대표하고 관리하는 주임원사 자리에 임명됩니다. 만일 원사가 없는 대대라면 상사가 대대 주임상사를 맡고, 원사가 많은 부대라면 원사가 행정보급관이나 OO담당관 등을 맡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사, 병장, 상병 등이 소대 아래에 편성된 분대장(分隊長)을 수행하는 체계입니다.

연대(聯隊, Regiment)의 연대장은 일반적으로 대령입니다. 사단에 편성된 여단(旅團, Brigade)의 여단장도 대령이지만, 비사단 편성 여단의 여단장은 통상 준장이 임명됩니다. 독립 여단이기에 여단 아래에 더욱 많은 대대, 중대를 두고 있기 때문이죠. 연대 참모는 소령급이며, 대위 또는 중위들이 각 참모부에서 OO장교 역할을 수행합니다. 작전과장[소령] 아래에 작전장교[대위], 교육장교[대위], 정훈장교[중위] 등이 배치된 식이죠. 독립여단 참모 가운데 작전과장은 중령 계급일 수 있습니다. 여단장 계급이 준장이라서 그에 맞춰 참모장 역할을 더하는 무게감을 가중한 결과입니다.

사단(師團, Division)의 지휘관인 사단장은 소장이 맡지만, 편성표상의 병력과 장비를 갖추지 못한 감편(減編) 사단인 경우에는 준장이 임명되기도 합니다. 사단 참모장은 대령이며, 인사(G1)와 정보(G2), 작전(G3), 군수(G4) 등의 일반참모(一般參謀, General Staff)는 중령, 기타 특별참모(特別參謀, Special Staff)는 중령 또는 소령이 맡습니다(사단 직할부대장이 참모 겸임). 이외에 전시에는 준장, 평시에는 대령이 부사단장으로 보직되기도 하는데, 2명 이상이면 작전부사단장, 행정부사단장 등으로 나뉘기도 합니다. 사단에는 연대(여단), 직할 대대 이외에 대(隊)급 단위부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대대보다 작지만, 중대보다는 큰 규모의 부대이며, 이러한 대의 대장(隊長)에는 보통 소령급 장교가 임명됩니다. 예전 사단의 의무대, 화학지원대(화생방지원대) 등이 일례입니다.

대대, 연대, 여단 등의 참모부 영어 약칭 S1 [인사, S-1], S2 [정보, S-2], S3 [작전, S-3], S4 [군수, S-4] 앞에 붙는 접두어 S는 Staff, 사단급 이상 부대 참모부에 붙는 G는 General Staff 앞 글자입니다. 합동참모본부(合同參謀本部)는 영어 이름의 Joint를 따서 J1, J2 등으로 호칭하며, General Staff 단어는 특별참모에 견주어 일반참모(一般參謀)로 번역하지만, 어원을 감안하여 장군참모(將軍參謀)로 기술하기도 합니다. 대대급 부대 참모반 약칭 S는 본래 B(Battalion, 대대)가 되었어야 하나, 참모 제도가 정착되던 20세기 초에 전장의 선두 병과가 기병이었기에 대대급 기병 부대 명칭인 Squadron에서 글자를 따 S1, S2 등으로 정착되었고 대대급, 연대급 참모를 지칭하는 것으로 굳어진 후, 지금은 Staff 줄임말로 알려지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군단(軍團, Corps)의 군단장은 중장이며, 사단과 비슷한 체계로 각 계급이 한 단계씩 격상되어 있습니다. 참모장이 준장이고, 일반참모부 각 참모에 대령급 장교가 보직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형태로 군단의 상위 부대인 야전군(野戰軍, Field Army) 역시 대장이 군사령관, 소장이 참모장, 그리고 준장급의 주요 참모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군 또는 군단에는 단(團)급 부대가 존재합니다. 통신단, 포병단, 경비단 등이 대표적이며, 이러한 단의 부대장인 단장(團長)에는 대령이 임명됩니다. 기본이 그렇다는 것일 뿐, 부대 규모에 따라 소장, 준장, 대령, 중령 등이 지휘관을 맡을 수 있습니다.

육군본부(陸軍本部)의 육군참모총장은 대장, 참모차장은 중장, 인사참모부장, 군수참모부장과 같은 참모는 소장, 기타 참모부의 참모(실장)에는 준장 또는 대령이 임명됩니다. 각 참모실 아래에 중령, 소령, 대위 등 장교가 수없이 많이 배치되어 있음은 물론입니다. 국방부 장관을 보좌하여 육군, 해군, 공군의 작전을 통합 지휘하는 합동참모본부 의장(합참의장) 역시 대장입니다. 합참차장과 합참을 구성하는 주요 본부장은 중장이 맡고 있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국방부에 현역 또는 예비역 군인이 파견되면 실장급 보직에 소장, 국장급 자리에 준장, 과장급 직위에 대령, 팀장급에 중령 등이 보직되는 체제로 되어 있습니다.

군인 계급과 군무원 직급을 '대략' 비교하면 오른쪽에 기재한 '군무원 비교'와 같습니다. 대체로 소장이 1급 내지 차관보(준차관)급, 준장이 군무원 1급, 대령이 2급, 중령이 3급, 소령이 4급, 대위와 중위, 소위가 5급, 준위가 6급, 원사와 상사가 7급, 중사가 8급, 하사가 9급에 대응되도록 설정되어 있으나, 군무원 직급과 일반 행정직 공무원 직급에 기본적인 차이가 있으므로 실제 국방부 등의 사무 공간에서 군인과 군무원이 같이 근무할 때는 중앙 행정부처 기준으로 통상 4급이 맡은 과장급 보직에 대령과 군무원 2급이(대령=2급 군무원=4급 일반직 공무원), 5급이 맡은 팀장 보직에 중령과 군무원 3급이 동급으로 임명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중령=3급 군무원=5급 일반직 공무원). 대략 비교한 것이므로 참고 차원에서만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위 계급 체계와 보직 사례를 종합하면 계급별 주요 직책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계급이 대령인 장교라고 하면 진급 후에 연대장을 역임하고 군사령부 과장 경력을 거쳐 사단에서 참모장을 지낸 후, 육군본부에서 참모 직무를 수행하는 식입니다. 진급이 확정되었으나 아직 정식 발령이 안 된 대령 진급예정자인 '대령(진)' 시점부터 대령 보직을 맡기도 합니다.

대위라면 1차 중대장을 지낸 다음 연대본부 작전과에서 교육장교를 거친 후, 2차 중대장에 임명되고 이후 사단 참모부로 옮겨 일하는 식입니다. 유의할 점은, 같은 부대(사단)에서 여러 보직을 거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1차 중대장은 경기도에 있는 A사단에서, 교육장교는 동해안 B여단에서, 2차 중대장은 강원도 C사단에서, 사단 참모처 장교는 경상남도 D사단에서 수행하는 식입니다. 이처럼 장교는 전후방 각지에 있는 부대를 최소 1년에서 1년 6개월, 길어도 3~4년 정도마다 옮겨다녀야 하므로 그로 인한 어려움이 적지 않습니다. 군부대가 있는 곳이 대부분 교통, 문화, 교육, 의료 여건에서 열세인 대도시 밖 지역, 흔히 말하는 격오지 도서산간 지역이라서 고생이 더 크죠.

부사관은 다양한 부대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아야 할 필요성이 장교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덜해서 이사를 많이 다니지 않는 편입니다. 5년 내지 10년간 1개 사단을 중심으로 그 사단 내에서 순환 보직한 후, 이웃한 사단으로 옮겨가는 사례가 많습니다. 자리를 옮기더라도 한 장소(읍내)에 주거지를 고정하고 다년간 출퇴근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물론, 준사관이나 부사관이라고 해도 아주 희귀한 주특기 또는 능력을 보유한 경우라면 소속 사단 또는 여단에 보직이 많지 않아서 인사철마다 꽤 먼 거리를 옮겨 다녀야 할 수 있습니다.

장교와 부사관 사이에 지위(신분, 급여)와 거주(생활, 이사) 측면에서 존재하는 상반된 장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상으로, 이미지 1장에 장황한 설명을 추가하여 육군 계급 및 보직 제도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봤습니다.



※ 관련 문서 링크 : 육군 계급 제도 변천사 (새창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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