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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문/잡기

면남방담기(綿南方談記)

도필리 2007. 10. 21. 11:40

내 불로거(不路居, blog)의 이름이 '아정(雅亭)'인데, 면남방담(綿南方談)에 소재하고 있다.

'면남방담'이란 무엇인가. '면남방'은 곧 '면(綿)으로 된 남방(南方)'을 말하는 것이니, 이를 서학(西學) 문자로 풀어서 쓰면 '남방풍의 셔츠(shirt)'가 된다. 왜어(倭語) 남만(南蠻, なんばん)에서 비롯되었다고도 한다. '담'은 문자 그대로 '이야기(story)'를 뜻하므로, 면남방담은 즉 '티스토리(tistory)'의 한역(漢譯)이다.

본래 아정은 암파소(岩破所, empas)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곳의 자리가 협소하고 교통이 불편하여 장구한 뜻을 펼칠 곳이 되지 못하기에 다른 거처를 찾게 되었고, 그러던 중에 천하 사람들이 면남방담을 평하여 말하기를, '불로거의 새로운 지평을 연 곳'이라고 하는 등 서로 추켜세우며 좋다고 하기에, 잠시 탐문하여 본 후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청약(請約)하였다.

대기표를 받아들고 기다리기를 며칠, 불로거 청약저축을 들지 않았고 청약가점제 혜택이 있는 무불로거(無不路居)도 아닌지라 평소 3순위에도 들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단념하였으나, 예상하였던 것보다 빨리 입주권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그리고 입주 당일에 이사하여 실제로 세간살이를 들여놓고 보니, 역시 면남방담이라는 유명세 그대로 '명불허전(名不虛傳)'임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면남방담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입주자들의 능력과 노력 여하에 따라 각각의 독창적인 모습과 기능을 선보이고 발휘할 수 있으니, 불로거계(界)에서 그야말로 '제대로 된 음택제(陰擇制, minus option system)'가 구현된 곳이라 하겠다. 기본형 체제로 안주하더라도 자유도가 넓고 편리하므로 불로거 경력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청약하고 입주하기를 선망하기에 충분하다.

앞으로의 천하 형세가 어찌 돌아갈 것인지를 알 수는 없으나, 면남방담의 관리를 맡은 이들이 불로거 본연의 기본기에 충실하면서 창업 당시의 정신과 다짐을 마지막까지 잃지 않는다면, 나날이 번창하여 그 혜택이 천하만세의 사람들에게 미치게 되리라 예측한다. 그로 인해 더 많은 인민(人民)이 '즐겨찾기'를 하게 될 것이니, 장차의 불로거 생활이 넉넉하고 즐겁지 않겠는가.

면남방담의 유래를 밝혀 적고 그 경험담과 소망을 아울러 기록하기 위해 이렇듯 기문(記文)을 짓는다. 그저 생각나는 대로 손가락을 놀려 타이판(打而板, tyiping) 하였을 뿐, 억지로 꾸며내거나 과장하려 하지 않았다.

정해년(2007) 10월 20일, 선성(宣城) 김하은(金河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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