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필리(刀筆吏)는 이 블로그의 필명(筆名)이다. 도필리는 칼 도(刀), 붓 필(筆), 아전 리(吏)의 조합이다. 종이가 발명되고 널리 보급되기 이전에 동양에서는 흔히 죽간(竹簡)에 붓으로 글을 썼다. 죽간은 대나무 조각을 말하는 것으로, 형태와 재질에 따라 죽책(竹冊) 또는 목간(木簡)이라고도 한다. 죽간은 대략 아래와 같은 모습이다. 멀고 먼 옛날 시대를 그린 영화나 사극을 본 사람이라면, 혹은 삼국지(三國志) 게임을 해 본 사람이라면 위 이미지와 비슷한 소품이나 아이템을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죽간에 글을 쓰다가 오탈자가 났을 경우에, 그 글자 부분을 칼로 긁어내 삭제하는 일을 맡은 아전(衙前, 하급 관리)을 도필리라고 하였다. 도필리의 첫 글자 도(刀)가 바로 대나무 조각에 쓴 글자 부분을..
'여행은 안전한 철도로' 옛날에 이런 문구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철로 위를 달리는 기차를 타고 지난주 주말에 목포를 방문했다. 사진은 서울역에서 KTX 역방향 좌석에 앉아서 출발하기 직전에 찰칵한 것. 2010년 이후 9년 만에 찾은 목포이지만, 목포역 주변의 구(舊)시가지는 여전했다. 크게 변한 것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적산가옥(敵産家屋)이 즐비한 그 인근의 어느 식당에서 중식(中式, 중국식)으로 중식(中食, 점심)을 먹고 유달산(儒達山)을 거쳐 도착한 곳이 어느 해안도로 옆에 있던 로스터리 카페였다. 본래 가려던 곳은 그 맞은편의 다른 카페('카페치노')였는데, 남은 자리가 없다고 하기에 대신 들어간 곳이다. 2층 규모라서 공간이 넓은 것이 제법 쾌적했다. 카페 내에 사람이 많았음은 ..
일전 11시에 아점을 먹고 2시쯤 길을 나서 서해선을 타고 시흥(始興)에 도착했을 때, 저녁 무렵의 약속 시각까지 약간 시간이 남았기에 출출함을 채울 겸 해서 이면도로 골목길의 어느 카페에 들어가 복숭아 아이스티와 케이스 한 조각을 냠냠하였다. 케이스는 세 종류를 전시(?)하고 있었으나 다른 두 종은 성황리에 모두 소진되고 하나가 겨우 남았다고 하였다. 이것이 사진의 롤케이크(Swiss roll)다. 미세먼지가 심해 외출하기 어려운 날임에도 마감을 한참이나 남겨둔 시간에 케이크가 거의 다 판매되었으니, 이 카페의 디저트가 주변 사람들에게 꽤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뒤늦게 SNS를 찾아 보니, 이런 디저트를 매일 스스로-직접-손수 만든다고 한다.) 빈 테이블이 겨우 한두 개일 정도로 카페 내에 사람들이 ..
2018년 10월 9일, 572돌 한글날을 맞이하여 메뉴가 표시되는 타이틀(상단 배경) 이미지를 교체하였습니다. 한자만 있었던 것에 한글 '아정'과 '도필리의 블로그'를 추가한 것. 올리는 글에서 한자를 많이 썼는데, 이는 글의 내용이 대부분 조선시대에 관한 역사적인 추적, 추정, 고증에 관한 것이기에 아무래도 관련 전공자나 관심자들이 포탈에서 검색할 때 본 블로그 글의 본문 내용이 많이 얻어걸리도록 하고 추가적인 자료 또는 용어 찾기에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일 뿐, 한자나 한문을 개인적으로 특별히 좋아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이상으로 피고인의 변론을 마칩니다.
사호(史號)는 역사서를 쓰는 자, 즉 사가(史家)가 어떤 왕조의 마지막 왕(군주)를 부르는 호칭이다. 왕에게 묘호(廟號)나 시호(諡號)가 있다면 그것을 쓰겠지만, 나라가 망하면 그러한 명호가 없기 때문에, 혹은 있어도 정식으로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서 편찬자가 사호를 정하여 쓴다. 나라를 망하게 한 왕의 사호에는 의례 '애(哀)' 자를 사용하는데, 이는 공자(公子)가 그 자신의 저서 『춘추(春秋)』에서 노(魯)나라 마지막 왕을 애공(哀公)이라 한 데에서 시작되었다. 노석(老石) 여구연(呂九淵, 1865-1938)이라는 사람은 그 자신의 저서 『노석집(老石集)』에서 대한제국 고종(高宗)의 사호를 '비애왕(悲哀王)', 순종(純宗)의 사호를 '치루왕(恥淚王)'이라고 하였다. 나라 이름을 조선에서 대한으로..
도필리(刀筆吏)의 새로운 거처 [아정(雅亭)]이 드디어 문을 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