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만 존재하는 기차역이 있습니다. 바로 충청북도 제천시 봉양읍 연박리에 있었다고 하는 전설 속의 철도역 연박역(硯朴驛)입니다. 위 지도는 충북선(忠北線) 연박역(硯朴驛)이 표시된 국토지리정보원 제공 시대별 지형도입니다. A 지도는 1970년대 지형도입니다. 아직 충북선이 연박리(硯朴里) 지역이 지나지 않았던 시절의 지도이기 때문에 연박역이 없습니다. 연박리 북서쪽의 원박리(院朴里) 지역을 지나던 충북선이 이곳 연박리 지역으로 옮겨진 것은 1980년 무렵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충북선 복선화 공사를 하면서 봉양역(鳳陽驛)과 공전역(公田驛) 사이의 선로를 최대한 직선화시키고 선로의 고저 차이에 의한 철도 운영상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이설 공사를 추진했던 것입니다. 경사도(선로 기울기)가 높아 긴 화물열..
최근 개인 PC 한 대를 새로 조립했습니다. 2010년에 인텔 코어 i5-760 린필드(Lynnfield) 시스템을 마련했었는데, 이후로 참 오랜만입니다. 메모리를 최초 4기가에서 최종 16기가까지 확장하고 저장장치를 HDD에서 SSD로 업그레이드하였으나, 구형 메인보드가 가지는 태생적인 한계를 느끼게 되어 새로 PC를 맞출 생각을 하게 되었죠. 13년 동안 묵묵히 제 몫을 다한 린필드에게 고마운 마음입니다. 새로 맞춘 데스크탑 사양은 아래와 같습니다. CPU : 인텔 i5-12400 Alder Lake M/B : 기가바이트 B660M Gaming X DDR4 쿨러 : Noctua NH-U12A RAM : DDR4 3200MHz 16G 4EA SSD : 하이닉스 NVMe P31 1TB + P31 1TB ..
오늘 2023년 5월 13일 토요일, 2003년 5월 7일에 '파토의 과학하고 앉아있네'라는 제목의 팟캐스트 방송으로 출발했던 '과학과 사람들'의 10주년 공개방송 행사가 서울 강남 모처에서 있었다. 내가 기억하기로 첫 방송부터 들었던 것 같은데, 분명하지는 않다. 2편 혹은 3편으로 처음 접하고 곧 1편을 찾아 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여간 그 방송이 벌써 10년이 되었다. 전체 에피소드를 최소 2회 이상 들었고, 블랙홀이나 은하, 항성에 대한 이야기, 빅뱅, 양자역학, 입자물리학, 삼테성즈 동력의 역사, 널리 알려진 물리학자를 다룬 격동 500년 등의 에피소드는 대략 십여 번 청취했던 것 같다. '파티클의 여름', '혁명과 낭만의 유체과학사', '성탄절의 이론과 실제', '타자기 백년사' 같은 특정..
저는 작은 폰을 선호합니다. 스마트폰도 핵심은 폰(=스마트한 휴대폰)이니, 바지 혹은 셔츠 주머니에 가볍게 휴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게임, 동영상 시청 등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큰 화면에 대한 필요성을 그리 느끼지 못하기도 하고요. 시간이 갈수록 새로 출시되는 폰 사이즈가 점점 커지고 있어서, 이처럼 상대적으로 작은 핸드폰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가면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 S23 기본형(일반형)으로 변경했는데, 기존에 사용하던 S10e와 비교하면 역시 '크고 무겁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네요. 어쩔 수 없죠. 짧게나마 느낀 점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1) 기술 발전은 역시 좋다. 약 4년의 기술 격차가 그대로 느껴진다. 빠르면서 부드럽고 쨍쨍하고 오래간다..
2021년 10월 초, 그러니까 아이폰13 미니가 출시된 직후 구입해서 오늘로 약 1년 2개월 가량 사용중인 상태인데, 설정-배터리 매뉴에서 [배터리 성능 상태 및 충전] 화면을 보면 배터리 성능 최대치, 즉 보통 배터리 성능 효율 또는 웨어율(Ware率)이라고 하는 수치가 아직 100%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제조사에서 100% 표시 구간을 다소 넉넉하게 설정하는 경우가 많기에 숫자 그대로 믿을 수 없지만, 그래도 최초 설계 용량과 현재 배터리 회로 용량에 큰 차이가 없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핸드폰을 어떻게 얼마나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년 정도 아이폰을 사용한 시점에서 이 수치는 85%에서 95% 사이가 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80% 아래로 떨어지면 폰 사용 시간이 체감될 정..
명년에는 또 어느 곳에 가 있을지 알지 못한다 : 不知明年又在何處(부지명년우재하처) 인생을 살면서 한 번은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고전 문구는 아니지만, 한곳에 오래 정착해서 살아가기가 어려운 현대 사람들의 처지를 이보다 잘 나타내는 문장이 있을까 싶다. 마음 먹은대로, 계획한대로 인생을 살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지만, 이런저런 이유와 사건들로 인해 몇 년 후에 내가 있을 곳을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처럼 평생직장 개념이 흐려진 시기에는,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삶보다는 개인의 행복에 무게를 두는 사람들이 많아진 지금에는 더욱더 그렇다. 옛날 동양 전통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선망하는 최고의 직업이 관직이었고, 그 관직에 진출해 생활하다 보면 지방관이 되어 이곳저곳을 떠도는 경우가 ..
금성(錦城)이 비록 즐겁다고 하지만, 일찍 집에 돌아감만 못하다. [錦城雖云樂 不如早還家] 이 문장은 흔히 '이태백(李太白)'라 불리는 당(唐)나라의 시인 이백(李白, 701-762)의 시 〈촉도난(蜀道難)〉에 있는 글귀이다. 금성은 곧 금관성(錦官城)으로 촉(蜀) 지역의 가장 큰 도시인 성도(成都)의 별칭인데, 삼국지의 주인공 유비가 성도에서 촉한(蜀漢)을 세웠기에 이런 지명이 낯설지 않다. 촉으로 떠나는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지은 것으로 알려진 이 시 〈촉도난〉에서, 이백은 촉 지역으로 향하는 여정의 험난함에 대해 처절하게 묘사하고 있다. 제목에 쓴 문장의 직전 부분은 다음과 같다. 아침에는 사나운 호랑이 피하고 저녁엔 긴 뱀 피해도 [朝避猛虎 夕避長蛇] 이빨 갈고 피 빨아 삼대(麻)처럼 많은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