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에 관아(官衙, 관청) 건축에 관한 글을 올리기 시작한 이후 가장 당황스러운 감정을 느꼈던 일이 지난 10월 하순에 있었습니다. 2022년 10월 20일에 경상북도 영천시(永川市) 시청 대회의실에서 영천읍성(永川邑城) 남문(南門) 복원과 관련한 발표회가 진행되었는데, "내가 지금 동일한 사진 자료를 보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이없는 결론을 도출했기 때문입니다. 작년 12월 16일에 일제강점기 영천 남문, 군청, 경찰서, 전경 등을 담은 회엽서(繪葉書, 사진엽서) 사진 자료의 웹 페이지 주소를 영천OO박물관(1921년 영천 사진엽서 공개 기관), 경북OO재단 문화재연구원(2018년 영천읍성 정비 관련 정밀지표조사 보고서 발행 기관), 영천시의원(제8대 시의회 '영천읍성 복원 연구모..

카카오에서 제공하는 여러 서비스가 불통되는 사태가 한 주 전에 있었습니다. 이곳 티스토리 블로그 역시 그 여파로 인해 접속 불량, 방문자수 감소 등을 겪었습니다. 본문이나 댓글을 작성할 수 없었던 것은 당연했고요. 다시는 이러한 일이 없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뒤로하면서... 조선시대 동래 지역의 수군진(水軍鎭, 수군 부대) 배치에 관한 글을 올려봅니다.위 지도는 조선 후기 동래도호부(東來都護府) 지역의 수군(水軍) 배치를 나타낸 간략 지도입니다. 지도에서 '동래도호부'가 표시된 곳은 현재 부산광역시 동래구(東萊區)와 연제구(蓮堤區) 일대입니다. 그리고 그 남쪽으로 부산진구(釜山鎭區), 동구(東區), 중구(中區), 서구(西區) 등이 연속해 있습니다. 절영도첨사진 지역은 영도구(影島區), 서평포와 다대포첨..

같은 제목의 상편 글(링크)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이번 하편에서는 충청병마절도사영 부속 건물인 비장청과 병마영의 전체적인 건물 배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위 4번 그림은 충청도 병마절도사영 동쪽에 있던 비장청(裨將廳) 건물 도면과 사진입니다. 상단 도면은 국가기록원에 있는 1919년 4월에 제작된 충청북도 청사 증축 공사 배치도의 일부이고, 하단 사진은 청주경찰서(淸州警察署) 및 청주지방재판소를 담은 사진엽서[繪葉書, 그림엽서]입니다. 왼쪽 위 도면에는 비장청 건물 평면이 직사각형 형태로 되어 있는데, 하단 사진을 보면 당시 경찰서 건물이 본래 엎어진 ㄷ 자 평면의 한옥 건물을 일부 확장한 상태(지붕 연장)이기 때문에 실제 건물(전통 한옥) 규모를 오른쪽 위 도면처럼 정면 7칸[間], 측면 3칸의 전..

오늘은 8월 13일입니다.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날을 맞이하여, 두 편의 글 연재 중간에 간단한 내용으로 기념하는 글을 하나 올려봅니다.위 그림은 1912년 무렵의 지적원도(地籍原圖) 위에 경상도 동래도호부(東萊都護府) 동헌(東軒) 및 객사(客舍) 건물을 배치한 것입니다. 지적원도는 근대적 측량 기술로 가장 처음 만들어진 지적도를 의미하며, 따라서 별도의 지도가 존재하지 않는 한, 조선시대 또는 대한제국 시대 당시에 가장 근접한 지형, 지리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헌은 수령(守令, 지방관)이 거주하며 행정을 펼치는 공간이고, 객사는 임금을 상징하는 전패(殿牌)를 모신 건물입니다.동헌을 이루는 주요 건물을 설명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위 그림에 표기된 건물만 기재합니다.ㄱ) 충신당(忠信堂) : 동헌 본..

이번에 다룰 이야기는 충청북도 청주(淸州)에 있었던 충청병영(忠淸兵營), 즉 충청도 병마절도사영(兵馬節度使營)에 관한 내용입니다. 병마절도사(兵馬節度使)는 조선시대 팔도(八道) 각 지역에 배치되었던 종2품 품계의 군사 지휘관 관직입니다. 병마절도사는 크게 겸임(兼任) 병사(兵使, 병마절도사)와 전임(專任) 병사로 나뉘는데, 겸병사라고 하는 겸임 병사는 각 도(道)의 최고 행정관인 관찰사가 예겸(例兼, 자동 겸임)으로 겸직하는 병사를 의미하고, 단병사(單兵使)라고 하는 전임 병사는 출신부터 무관(武官) 또는 무반(武班)인 전문 군인(軍人)이 임명된 병마절도사였습니다. 충청도에는 겸병사 1원(員), 단병사 1원이 있었습니다.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조선 후기 기준으로 수군절도사까지 겸임했던 겸병사인 관찰사는 ..

조선시대 관아 건축물의 배치와 형태를 추론할 때, 우연히 발견한 한 장의 사진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진이 없었을 때는 문헌 기록이나 회화에 등장하는 건물의 묘사, 그리고 근래에 실시된 발굴조사 결과만을 가지고 실제 건물의 형태와 배치를 추정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고, 보고서나 논문으로 나온 결과물 자체의 정확성에도 의문을 품게 하는 사례가 많다. 사진이 단 한 장이라도 있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오늘 살펴볼 내용은 그 대표적인 예가 되겠다(?). 위 1번 이미지는 경상북도 청하군(淸河郡)의 군청(郡廳) 전경을 보여주는 사진이다. 2018년에 일본 경매 사이트에서 상당한 가격에 낙찰된 회엽서(繪葉書, 사진엽서) 가운데 하나인데, 이 엽서와 같이 낙찰된 사진엽서 한 장이 ..

본 블로그에서 관아 건축에 관한 글을 많이 올리고 있는데, 기초적인 용어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서 이해 증진 차원에서 (저도 아는 것이 없어서 몇 가지만 간략하게) 그림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1번 그림은 건물 칸(間)에 대한 내용입니다. 건물 1칸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집니다. 1) 건물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 (기둥 2개 사이의 거리) 2) 건물 면적을 나타내는 단위 (기둥 4개로 이루어진 면적) 어떤 건물이 '4칸'이라고 하면, 정면 4칸으로 이루어진 건물임을 의미할 수도 있고 정면 2칸, 측면 2칸의 전체 면적이 4칸인 건물을 뜻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전자의 경우라면 측면이 몇 칸인지에 따라 전체 면적이 정해집니다(전체=정면x측면). 보통은 면적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