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각 도(道)의 행정, 사법을 책임지던 관청이 감영(監營)이다. 감영은 오늘날의 도청(道廳)이라 할 수 있고, 감영의 수장(首長, 長官)이 바로 관찰사(觀察使)였다. 관찰사의 품계는 종2품으로 현재의 차관급에 해당하며, 병마절도사(兵馬節度使)를 겸직하고 있었기 때문에 군사 권한까지 관찰사가 가지고 있었다. 감영의 정청(政廳)을 선화당(宣化堂)이라 하였는데, 이 명칭은 팔도(八道)의 모든 감영이 동일했다. 경기도의 행정을 맡고 있던 경기감영(京畿監營)의 선화당 건물에 관해서는 2018년 7월에 올린 '조선왕조-구한말-대한제국 시기 한성부 관청 편액(현판) 이야기' 문서에서 짧게나마 한 번 다룬 바 있다. 이번 글은 그 선화당 건물의 1902년경 모습에 관한 짧은 이야기이다. 위 사진은 대한제국 주재..
※ 1편 글을 올린 지 3개월여 시간이 지났습니다. 12월 말부터 한 달 가량은 평소처럼 움직이기 힘들었고, 그 이후로도 글 작성을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이렇게 2월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절입니다. 이 시기를 잘 이겨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본 문서에 첨부하는 이미지 파일들의 최초 생성 날짜를 살펴보니 2018년 7월이었습니다. 글을 써나가는 동시에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대략 머릿속으로 어떻게 써야겠다고 생각한 상태에서 이미지를 먼저 제작하는 방식을 취하다 보니, 그 당시에 '이런 내용을 설명하려면 여기에 화살표를 넣고 이런 표시를 하고..' 했던 이유가 기억나지 않을 지경이 되었네요. 1년 반이 지났으니 그럴 만도 하지요. 그 때문에 글 쓰는 방식과 절차를 조금은 ..
※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안팎으로 조금은 바쁜 나날들이었습니다. 환절기 건강에 유의하세요~!! ※ 작년 6월에 블로그 운영을 재개하고 지금까지 주로 올린 글의 주제가 조선시대 및 대한제국 시기의 관청(官廳, 관아) 청사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이번에 다룰 '호조(戶曹) 관청 청사의 건물 배치 및 변천에 관한 소고(小考)'는 그러한 여러 편의 글 가운데 가장 중요한 내용이 될 것입니다. '언젠가는 호조 청사에 관한 글을 정리해 올려보겠다'는 마음을 가졌던 것이 불로그 재개의 원동력이었기 때문입니다. 다짐과 기대가 컸던 것에 비해 내용이 많이 부실할 수 있지만, 하여간 2018년 여름에는 제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_~; ※ 본 글은 지난 2월에 올린 '광화문 앞 육조거리 6조 관청 청사..
2016년에 광화문 육조거리(세종대로) 동쪽 상단에 있었던 의정부(議政府) 청사의 배치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었다. 아래 사진은 그해 3월 초에 확인한 것으로, 의정부 본청의 건물인 정본당(政本堂) 사진이다. 출전은 콘스탄스 제인 도로시 테일러(Constance Jane Dorothy Tayler)의 1904년 간행 저작물 『Koreans at home; the impressions of a Scotswoman』. 2016년 8월경 의정부 터 발굴 착수에 관한 기사가 쏟아질 때 기사에 등장했던 자료이기에 의정부 청사에 관심을 가진 사림이라면 이미 익숙한 사진이다. 『Koreans at home』의 16면에 'WAR OFFICE, SEOUL'이라고 실려 있지만, 군권을 담당하던 군부(軍部), 병조(兵曹..
신문, 방송 등을 보면 '예비역(豫備役) 장성(將星)'이라는 단어가 종종 등장한다. 예비역 장성 모임 OO회, 예비역 장성 초청 토론회, 예비역 장군 인터뷰 등등. 그리고 재향군인회 이야기에도 자주 등장한다. 어떤 경우에는 구체적으로 계급까지 붙여 사용한다. 예비역 소장, 예비역 대장과 같이. 그런데 국군(國軍) 군인사법(軍人事法)과 병역법(兵役法)에서 규정하고 있는 예비역과 퇴역의 차이점은 아래와 같다. -------------------------------------------------- 군인사법 [시행 2019. 07. 16.] [법률 제16224호, 2019. 01. 15., 일부개정] 제41조(퇴역)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장교, 준사관 및 부사관은 퇴역(退役)된다. 다만, 제4..
도필리(刀筆吏)는 이 블로그의 필명(筆名)이다. 도필리는 칼 도(刀), 붓 필(筆), 아전 리(吏)의 조합이다. 종이가 발명되고 널리 보급되기 이전에 동양에서는 흔히 죽간(竹簡)에 붓으로 글을 썼다. 죽간은 대나무 조각을 말하는 것으로, 형태와 재질에 따라 죽책(竹冊) 또는 목간(木簡)이라고도 한다. 죽간은 대략 아래와 같은 모습이다. 멀고 먼 옛날 시대를 그린 영화나 사극을 본 사람이라면, 혹은 삼국지(三國志) 게임을 해 본 사람이라면 위 이미지와 비슷한 소품이나 아이템을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죽간에 글을 쓰다가 오탈자가 났을 경우에, 그 글자 부분을 칼로 긁어내 삭제하는 일을 맡은 아전(衙前, 하급 관리)을 도필리라고 하였다. 도필리의 첫 글자 도(刀)가 바로 대나무 조각에 쓴 글자 부분을..
※ 같은 제목의 글 상편(링크)에서 이어지는 사재감(司宰監) 청사 이야기입니다. (상편과 달리 이번에는 문체를 원래대로 써 보겠습니다.) 지난 상편에서 재정을 담당한 호조(戶曹) 관청의 속아문(屬衙門, 소속 관청)인 사재감의 위치를 살펴봤다. 이번 하편은 사재감 청사 터의 변천을 중심으로 하는 내용이다. 위 8번 지도는 1915년에 측량된 〈경성지형도(京城地形圖)〉의 일부분이다. 상편의 6번 지도와 동일하게 일본 참모본부(參謀本部) 육지측량부(陸地測量部)에서 제작한 1만 분의 1 축적 지형도이다. 사재감 터를 하늘색으로 표시했는데, 상편의 7번 실측 도면에서 살펴본 건물 3채가 표시되어 있다. 빨간 화살표로 표시한 것이 그것으로,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신당(神堂, 부군당), 대청(大廳), 주접실(住接室)이..